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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여 안녕 - 장기하는 운이 좋았다.

고등학고 1학년 때로 기억한다. 그 시절의 난 음악에도 꽤 흥미가 있었나보다. 그 뒤로 다시는 가지 않고 있는 오페라 공연도, 처음으로 락의 전율을 느끼게 해준 대학교 그룹 사운드(?)의 공연도 그 시기에 처음으로 가보았다. 한참이나 음악에 빠져 살던 시기의 음악 수업도 무척이나 즐거웠지. 워낙에 목소리도 좋지 않은데도 변성기에 접어들었는지 단지 목이 쉬었던 건지 꽤나 발성도 되지 않기까지 했는데도 마냥 좋았나보다.

그러던 어느 날, 작곡 숙제가 나온 적이 있었다. 아니, 시험이었던가? 4분의 4박자. 멜로디조차도 기억나지 않지만 분명 4분의 4박자에 나름 화음도 고려해서 장조 단조 맞추기까지 했었더랬다. 흥얼흥얼 꽤나 만족했었고 피아노로 쳐보기까지 했었더랬지.

그런데 왠걸. 말도 안되게 감점이 있었더랬다. 왜 점수가 이렇게 나왔냐고 물어봤더니 한다는 얘기가 그냥 이렇게는 만들지 않는다고 일축하고 넘어갔었다. 언박자에 마디를 넘나드는 그 멜로디가 그 선생의 음악관 혹은 이론에는 맞지 않았나보다.

작년에 장기하의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충격은 대단했다. 기괴한 가락. 화음이니 뭐니 이젠 기억도 나지 않고 전혀 알지도 못하지만, 다른 곡과는 조금 다른 호흡, 엉뚱한데서 쉬고 쉬어야할 듯한 곳에서 이어지는 그 노래들은 나의 어린 시절을 기억나게 했다. 아! 장기하. 장기하.

글쎄. 그때의 그 사건을 겪지 않았다 해도 내가 음악을 했을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그날 이후로 음악에 대한 의욕이 확 꺾였다는 것은 확실히 기억한다. 순해 빠진대다 범생이었던 난 결국 알려주는대로 열심히 시험공부만 하고 영영 음악을 접었더랬지.

만약 장기하가 고등학교 시절에 그 선생을 만났다면 어땠을까? 나랑 똑같진 않았겠지. 나보다는 좀 더 괴팍해 보이는 그 모습에 오히려 반항적으로 대들었을 그의 모습이 상상되기도 한다. 하지만, 하지만, 정말 그러한 일을 겪고도 그렇게 엇박으로 똘똘 뭉쳐진 곡을 쓸 수 있었을까? 난 잘 모르겠다.

교육, 교육자의 자질, 난 정말 교사는 인성을 먼저 보고 뽑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문지식만을 따지는 건 대학교부터도 충분할테니 말이다.

by 안드로이드 | 2009/07/30 01:34 | 세상보기 | 트랙백(1) | 덧글(0)

개발자 패러독스

열심히 노력하는 많은 개발자들은 생각한다.

 “개발자라면 적어도 나정도는 하는 게 기본이다.”

그러면서 자신보다못하는 개발자를 보면 한숨쉬며 “저거 바보아냐”라고 투덜댄다. 그런데 알고보면 당신이 잘하는 거 맞다. 개발자에 대한 눈높이를낮출 필요가 있다.

당신이 생각하는 개발자가 혹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전공서적을 써대는 세계 정상급의 개발자인 건 아닐까? 평균은 그보다 한참이나 낮다.

자신을 가져라. 당신이 고생하며 익혔다면 다른 이들도 그 만큼의 고생을 해야 익힐 수 있다. 그 노력의 가치를 가벼이 여기지 마라. 힘들어 때려치고 싶어질 만큼 노력하고 있다면 스스로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 그러니 오늘도 모니터 앞에서 보내는 이 시간에 찬사를 보내도록 하자. Bravo my life.

by 안드로이드 | 2009/07/29 01:43 | 컴퓨터= 과학 & 공학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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